비즈니스 현실9 분 읽기

내 병목은 한 번도 제품이 아니었다

하루 만에 SaaS를 짓고, 하루 만에 접었다. 네 번의 리서치가 전부 같은 벽을 가리켰다 — 그리고 도그푸딩이 내가 만든 기능을 죽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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왼쪽: 계속 만든 제품(트래픽 0). 오른쪽: 진짜 벽은 유통.
제품은 하루면 짓는다. 문제는 한 번도 거기 있지 않았다.

하루 만에 SaaS 하나를 끝냈다. 멀티사이트 검색 성과 대시보드. 코드 완성, 테스트 통과, 배포만 누르면 되는 상태. 그리고 누르지 않았다.

접은 이유는 버그가 아니다. 팔 곳이 없어서다.

질문 하나 먼저. 당신의 다음 제품, 유통 계획이 코드보다 먼저 있습니까? 없다면 이 글이 당신 얘기다.

하나의 숫자

대시보드는 예뻤다. 지표도 많았다. 근데 1원칙으로 딱 하나만 남기면 — 트래픽 0.

앱 34개를 만들었다. 채널 10개를 굴렸다. 웹 SEO, 롱폼 영상, 숏폼, 제휴. 전부 "내가 청중을 만든다"는 전제(earned distribution)였고, 전부 제로에서 멈췄다. 클릭 8/28일 같은 숫자가 그걸 말해준다.

새 SaaS도 같은 전제 위에 있었다. 그래서 접었다. 제품이 문제였던 적이 없다. 나는 유통에 약하다.

이건 측정 안 한 깔때기노출은 있는데 매출은 0에서 이미 반쯤 나온 결론인데, 이번엔 정면으로 인정했다.

네 번의 리서치, 같은 벽

"유통이 내장된 모델"을 찾으려고 리서치를 네 번 돌렸다. 바이럴 AI 툴, 마켓플레이스, 숏폼 깔때기, 임베드 위젯. 매번 결론이 같은 벽에 부딪혔다.

  • 바이럴 AI 툴: 실제로 뜬 건 산출물 바이럴이 아니라 창업자의 60만 팔로워였다. 나한텐 없다.
  • GPT 스토어·Etsy: 유기적 발견이 죽었다. 외부 트래픽 없으면 안 팔린다.
  • 숏폼 → 제휴: 플랫폼이 대량 AI 콘텐츠를 수익 정지 중.
  • 임베드 위젯: 포화 + 대기업이 네이티브로 들어옴.

"제품이 알아서 퍼진다"는 건 대부분 창업자에게 이미 청중이 있었다는 뜻이다. 생존편향. 이걸 인정하는 데 리서치 네 번이 걸렸다.

남은 건 하나뿐이었다. 내가 이미 가진 것. 나는 실제로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한다. 그럼 나 자신이 첫 고객이다.

값싼 수정이 있는 척

내 스토어용으로 상품명 점검 크롬 확장을 만들었다. 중복·과장·길이·금칙어를 잡는 규칙 기반 도구. 깔끔하게 짰고, 테스트도 통과했다.

내 상품 47개에 돌렸다. 전부 100점이었다.

규칙상 내 상품명은 이미 깨끗했다. 즉 이 도구는 나한테 아무것도 안 해준다. 룰 체커는 "가치 있는 척"했지만, 내 진짜 고통(관심고객 0 = 노출/순위)은 규정 위반이 아니었다.

여기서 멈춘 게 다행이다. 도그푸딩이 과설계 전에 기능을 죽였다. 만약 남한테 먼저 팔려고 했으면 "규정 점검"이라는 껍데기를 붙들고 몇 주를 더 썼을 거다.

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— 만든 기능이 자기한테도 쓸모없을 때, 밀어붙이겠습니까, 버리겠습니까?

진짜 가치는 데이터였다

룰이 아니라 키워드 검색량이 답이었다. 네이버 검색광고 키워드도구 API로 상품별 분석기를 짰다. 결과가 진짜였다.

  • 바인더 상품 하나는 상품명 키워드가 전부 검색량 100 미만 — 사실상 검색 노출 0. 정작 "바인더"(월 1만 이상)가 안 들어가 있었다. 투명인간이었던 이유가 그거였다.
  • 목베개 상품은 "거북목베개"(월 1만)·"일자목베개"(월 8천)를 통째로 놓치고 있었다.

단, 함정이 있었다. "놓친 연관어" 목록의 절반이 노이즈였다. "정리"라는 단어 때문에 "정리수납전문가"가, "소품" 때문에 "소품샵"이 딸려 나왔다. 규칙 필터를 만들어 ~90%를 걷어냈다. 남은 마지막 1마일 — "명함"과 "명찰"을 못 가르는 의미 판정 — 은 규칙으로 안 된다. 그건 LLM의 몫이고, 그게 진짜 해자다.

그리고 큰 숫자에 속지 않는 것도 중요했다. 안경거치대에 "안경점"(월 6.6만)을 넣으면 노출은 늘지만, 안경가게 찾는 사람은 거치대를 안 산다. 클릭·구매가 안 나면 순위엔 오히려 독이다. 노출량이 아니라 구매의도 일치가 답이다.

그래서 지금

노출 0이던 상품 3개의 상품명을 커머스 API로 실제 교체했다(원본은 백업). 셋 다 원래 순위가 없어서 리셋 리스크가 없는 것들만 골랐다.

그리고 멈췄다.

더 밀 수도 있었다. 나머지 상품도 바꾸고, 백엔드도 짓고, 확장도 스토어에 올리고. 안 했다. 왜냐하면 지금 병목은 코드로 못 당기기 때문이다 — 1~2주 뒤 노출이 실제로 오르는가(제품가치), 그리고 다른 셀러가 이걸 원하는가(유통). 이 둘이 확인되기 전에 제품을 더 짓는 건 딱 34앱을 만들던 그 함정이다.

이건 안 고치는 게 정답이었다와 같은 규율이다. 움직임과 진전은 다르다. (스토어 운영 자동화 자체를 API로 옮긴 기록은 브라우저 세션에서 커머스 API로에 따로 있다.)

자가진단 3개

  • 당신의 다음 제품, 유통이 모델에 내장돼 있습니까 아니면 "만들고 나서 알리면 되지"입니까?
  • 당신이 만든 도구를, 당신 자신이 매일 씁니까? 안 쓴다면 남도 안 쓴다.
  • 지금 하는 게 진전입니까, 그냥 움직임입니까? 검증 안 된 걸 더 짓는 중이라면 후자다.

솔직한 부분

아직 매출은 0이다. 노출이 오를지도 모른다. 이것도 34앱처럼 실패할 수 있다. 다만 이번엔 실패해도 싸게 실패하도록 설계했다 — 검증되기 전엔 안 짓는다.

당신의 다음 빌드, 유통이 내장돼 있습니까? 없다면 코드 첫 줄 쓰기 전에 그것부터 정하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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