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동화 파이프라인6 분 읽기

내 댓글 봇은 요청에 답만 하고, 그 요청은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

인스타그램 자동 답글 봇은 댓글을 읽고 답할지 판단했습니다. 판단이 끝나면 그 댓글이 무엇을 원했는지는 어디에도 남지 않았습니다. 답글 로직은 건드리지 않고, 일반 댓글마다 규칙 기반 수요 태그를 붙여 파일에 쌓도록 바꿨습니다.

#comments#demand-signals#auto-reply#logging#instagram
개념 도식: 왼쪽은 댓글이 답글 판단만 거치고 사라지는 흐름, 오른쪽은 같은 댓글이 수요 태그를 받아 jsonl 파일에 쌓이는 흐름
답글 로직은 그대로 두고, 댓글이 원한 것을 남기는 줄 하나를 더했습니다.

댓글을 읽는 코드는 이미 있었습니다

저는 인스타그램 댓글에 자동으로 답하는 스크립트(insta_engage.py)를 돌리고 있습니다. 이 스크립트는 들어온 댓글을 하나하나 읽습니다. 어떤 언어로 썼는지 보고, 답할지 말지 정하고, 답할 거면 답을 씁니다.

그런데 그 판단이 끝나면 댓글 내용은 그대로 흘러가 버렸습니다. 누군가 "이런 앱도 만들어 주세요"라고 써도, "이 기능은 왜 안 되나요"라고 써도, 봇은 그 댓글을 읽은 뒤 답글 여부만 정하고 넘어갔습니다. 읽기는 매일 했는데 기록은 하나도 남지 않은 셈입니다.

당신의 자동화도 입력을 읽는 데까지만 하고, 읽은 내용은 결정 하나에 쓰고 버리고 있지 않나요?

이 문제가 눈에 띈 건 Threads 쪽 engage 스크립트를 먼저 고친 뒤였습니다. Threads에는 일반 댓글에서 수요 신호를 뽑아 남기는 변경을 넣었는데, 인스타그램 쪽은 같은 구조인데도 그 작업이 빠져 있었습니다. 채널마다 따로 쓴 스크립트라서 한쪽에 들어간 개선이 다른 쪽으로 저절로 옮겨 가지 않았습니다.

답글과 수요는 다른 질문입니다

답글 로직이 던지는 질문은 "이 댓글에 지금 답해야 하나"입니다. 수요 쪽 질문은 "이 댓글이 무엇을 원하나"입니다. 같은 댓글을 보지만 묻는 게 다릅니다. 답글 판단만 있으면 두 번째 질문은 애초에 묻지 않게 됩니다.

그래서 고칠 범위를 이렇게 잡았습니다.

  • 답글 동작은 바꾸지 않는다.
  • 일반 댓글마다 수요 태그를 하나 붙인다.
  • 태그를 붙인 결과를 파일에 쌓아 두고, 나중에 콘텐츠 생성 루프가 읽게 한다.

당신이라면 여기서 분류기를 LLM으로 바로 붙이겠습니까, 아니면 규칙부터 넣겠습니까?

해결: 규칙 기반 태그 다섯 개와 jsonl 한 줄

저는 규칙부터 넣었습니다. 일반 댓글은 다섯 태그 중 하나를 받습니다.

  • app_request — 이런 앱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
  • complaint — 불만
  • feature_request — 기능 요청
  • question — 질문
  • general — 나머지

결과는 logs/demand.jsonl에 한 줄씩 붙습니다. 자동 답글은 이전과 똑같이 동작합니다. 변경은 insta_engage.py에 22줄을 더하고 1줄을 지운 것, 그리고 test_engage_lang.py에 테스트 8줄을 더한 것이 전부입니다.

규칙 기반으로 시작한 이유는 단순합니다. 이 단계에서 필요한 건 정확한 분류보다 신호가 버려지지 않고 남는 것이었습니다. 쌓아 둔 원문이 있으면 분류 방식은 나중에 바꿔서 다시 돌려 볼 수 있습니다. 반대로 지금 남기지 않은 댓글은 나중에 되살릴 방법이 없습니다.

자가진단 체크리스트

  • 자동화가 읽는 입력 중에 결정 하나에만 쓰고 기록 없이 버리는 것이 있습니까?
  • 같은 구조의 스크립트가 채널별로 여러 개라면, 한쪽에 넣은 개선이 다른 쪽에도 들어가 있습니까?
  • "나중에 분석하자"고 남긴 로그를 실제로 읽는 코드가 지금 존재합니까?

솔직한 부분

이 변경으로 생긴 건 파일 하나와 태그 다섯 개뿐입니다. 규칙 기반 태그가 댓글을 얼마나 정확하게 나누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않았습니다. 커밋 메시지에도 생성 루프가 이 파일을 "나중에" 캐 간다고만 적혀 있고, 실제로 읽어 가는 코드는 이 커밋에 없습니다. 지금 시점에서 이 파일은 수요를 기록하는 장부일 뿐이고, 무언가를 결정하는 데는 아직 한 번도 쓰이지 않았습니다. 이 파일이 앞으로 무엇을 바꿀지는 저도 아직 모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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